청량음료를 자주 마실수록 조기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흔히 탄산음료보다 건강에 좋다고 여겨지는 무설탕 음료도 몸에는 똑같이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연구를 주도한 국제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의 닐 머피 박사는 “한 달에 1잔 미만의 청량음료를 섭취하는 이들에 비해 매일 2잔의 음료를 마시는 이들의 조기 사망 위험이 17%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1992년부터 2000년 사이에 영국을 포함한 유럽 10개국에서 평균 연령 50대 초반의 성인 45만여명을 평균 1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의 70%는 여성으로, 암이나 심장병, 당뇨 등의 질환이 없는 참가자들로 구성됐다. 조사 기간 내 4만1천600여명의 참가자가 사망했다.
결과적으로 월 1잔 미만의 청량음료를 마신 이들 중에서는 9.3%가 사망한 반면, 하루에 2잔 또는 250mL 이상을 마신 이들 중에서는 11.5%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체질량지수(BMI)와 식단, 신체 활동, 흡연이나 교육 정도를 고려할 때 성별에 상관없이 하루에 2잔 이상을 마신 이들의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17% 더 높다고 설명했다.
무설탕 음료 등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가 첨가된 음료에서도 결과는 같게 나타났다.
다만 주로 청량음료를 마신 이들은 소화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았으며, 인공감미료 첨가 음료를 마신 이들은 순환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파킨슨병 발병 가능성은 양쪽 모두에서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연구진은 조사 참가자들에게 단 한 차례 음료 섭취 등의 생활 습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으며, 참가자의 주관적 답변을 채택했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머피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청량음료) 소비를 제한하고, 가급적 물과 같은 건강한 음료를 권장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인공감미료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국립 보건의학연구소(INSERM)의 마틸드 투비에 박사도 이번 연구 결과가 영국의 ‘설탕세’ 등 “인공감미 음료 섭취를 줄이려는 보건 당국의 정책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미국 티스사이드 대학의 아멜리아 레이크 보건영양학 교수는 “‘청량음료보다 건강하다’고 홍보하는 인공감미 음료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 흥미롭다”면서 물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